위니의 여행이야기 :: 비행기의 지연, 나에겐 소중한 하루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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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25일차 (18. 9. 3)


여행 125일차, 유럽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전 날까지도 새벽까지 얘기를 하다가 느지막히 일어나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어차피 오후 8시 넘어서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었고, 나는 정말 여유롭게 준비를 했다.



용인이형은 가격 나가도 맛있는 잼을 사왔다고 먹어보라고 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손님들 먹을거에 돈을 아끼지 않는 용인이형.

형이 민박을 시작한지 이제 7개월 차인데 반년이 지난 용인이네민박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숙소 주변에 별채도 추가로 오픈했다고 한다.

자리가 없으면 손님들이 거실에서 잔다고 막 들어왔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1호점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별채를 만든 것이다.



어제 다들 늦게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또 수다를 떨고 있었다. 가운데 보이는 명찬이형과 정인누나는 여행 1년 가까이 된 상태였고 테이블에 앉아있는 란형이누나는 이 때가 1년 반째, 지금은 2년 여행중이고 지금은 산티아고 순례자의길을 걸으러 갔다.



배낭을 메고 나서 정인누나가 배낭 선을 정리해줬다. 이제 정말 갈 시간이 되었다. 내 보조 가방에 붙어있는 인형은 체코의 뽀로로 정도 되는 캐릭터인 크르텍이다. 두더지인데 너무 귀엽다..



내가 나가는 타이밍에 맞춰서 용인이형은 장 보고 오겠다며 캐리어를 챙겨 나왔다.



용인이네 민박 문 앞에서 마지막으로 한 컷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버스 타기 전까지 나를 기다려줬고, 형 누나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나는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떠났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2박 3일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많은 정을 나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이었다. 



오후 늦은 시간대에 출발하는 비행기라 바르셀로나 공항은 굉장히 한산했고 택스리펀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정말 줄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


대한항공 체크인 하면서는 좀 기다리긴 했지만 그래도 별 일 없이 들어갔다.


그런데.. 비행기가 지연이 되었단다.

무슨 부품의 문제가 있다고 그러나? 그래서 1시간 지연되고.. 2시간 지연되고..


결국 대한항공 측에서는 게이트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쓸 수 있는 밀바우쳐를 줬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거기 있는 카페에 다 줄을 서게 되고..



나는 그거 기다리는 것도 짜증나서 게이트에서 완전 반대편에 있는 버거킹에 가서 버거킹을 먹었다.

밀바우쳐 줄거면 공항 어디에서나 되는걸 주지..


아, 참고로 밀바우쳐는 말 그대로 식권 같은거다. 시킬 때 밀바우쳐를 내면서 바꿔 먹는거다..



문제는 1시간 지연이 2시간이 되고, 그게 3시간 가까이 되어서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간이 되었을 때

결국에 대한항공 측에선 오늘 비행기는 결항이 되었고,

대한항공 측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호텔로 가서 1박을 하고 내일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처음으로 여권에 도장 찍고 취소 되는 과정을 처음 봤다.

그냥 여권에 빨간펜으로 찍찍 두 줄을 긋더라. 이렇게 해도 괜찮냐니까 괜찮단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인원 확인을 하고 호텔을 향해 떠날 때..

비행기가 지연이 되고 결항이 되었다니까 다들 내가 걱정되었는지 카카오톡으로 전화해서 결항되면 어떻게 하라고..

얘기해준다.


결국 결항이 되었다고 전화하니까, 승열아~~ 보고 싶다~~ 얼른 다시 와~~ 하는 목소리들이 들렸다.

솔직히 편하게 하루 쉬고 넘어갈 생각이라면 나도 호텔에 가서 쉬었겠지만..



결국 난 대한항공 측에 호텔에서 묵지 않고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그냥 묵겠다고 했다.

그리고 택시를 타러 왔다.

택시를 타고 용인이네 민박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냥 끌리는대로 하자. 그게 내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결정이었다. 



아까 용인이네 민박 앞을 떠나면서, 여길 다시 올까? 그 생각을 했었는데 몇 시간 만에 다시 왔다.

내가 초인종을 누르니까 다들 반겨주러 나온다. 


잘 왔다고, 밥은 먹었냐고, 맥주 한 잔 하자고..

이미 시간은 새벽 1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새벽 1시 반 정도 되었을 때 사진인데 아직까지 다들 한창 수다 떨 시간이다. 



새벽 1시를 넘겨서 2시까지.. 또 3시까지.. 4시까지.. 아마 새벽 5시까지 얘기를 하다가 잤다.

이 날 인선이형도 만나서 처음 얘기를 했다. 언제나 새로운 만남은 반갑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오박사님과의 한국에서의 만남도 기대된다.  



다음날 아침, 3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나서 카탈루냐 광장까지 걸어왔다.

다들 아침부터 일어나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해줬고 용인이형은 카탈루냐 광장까지 배웅을 나왔다.


둘 다 얼굴에서 피곤함이 가득해보인다. 



이미 전 날에 택스리펀은 끝났고 바르셀로나 공항에 와서 할일도 없었다.

다만 갑자기 바뀐 일정이라 그런지 원래 출국층에서 출국 수속을 하지 않고 아예 다른 층에 가서 수하물을 보냈다. 



어제 지연된 것도 모자라 오늘 일정에도 비행기가 또 지연 되었다.

지연에 연착에 다시 지연이라니.. 거 참..



또 한참을 기다리다가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러갔다.

버스를 타고 더 이동을 해서.. 대한항공을 계단으로 탄건 처음이었다.


대한항공을 계단으로 타는건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했지만.. 얼마 전에 상하이에서 한국으로 넘어올 때도 계단으로 탔다는거..

이렇게 유럽에서의 일정은 끝이 났다. 


126일 간의 여행..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쿄에서 5일을 보내면 4개월 간의 여행이 정말로 마무리가 된다.


여행기도 중간 중간에 빼먹은 걸 제외하곤 이제 일본 이야기만 쓰면 끝이 난다.

일본 이야기도 얼른 써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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